“한국은 사형 안 하잖아, 중국으로 보내라”…경산 중국인 살해범에 中누리꾼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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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산에서 중국인 유학생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가 같은 국적의 중국인 시간강사로 밝혀지면서 중국에서도 충격과 분노가 확산하고 있다. 중국 주요 언론이 사건을 비중 있게 보도하는 가운데 현지 온라인에서는 “중국으로 송환해 사형해야 한다”는 주장부터 해외 유학생 안전에 대한 우려까지 쏟아지고 있다.
“같은 중국인이었다니”…中 온라인서 충격·분노
최근 중국 환구시보는 “한국에서 발생한 중국 여학생의 사망 소식은 수많은 중국인에게 깊은 슬픔을 안겨주었다”는 내용의 짧은 논평을 게재했다.
환구시보는 피의자가 피해자와 같은 중국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비극적인 사건이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몇 년간 해외에서 발생한 자국민 사망 사건도 언급하며 “국가 간 안보 및 안전 장벽 강화가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고 짚었다.
실제 중국 온라인에서도 사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28일 중국 바이두 등 현지 포털사이트에서는 경북 경산에서 발생한 중국인 여성 유학생 A(25)씨 사망 사건이 이틀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웨이보 등에서도 관련 게시물이 잇따르고 있다.
현지의 관심은 A씨가 숨진 채 발견되기 전부터 시작됐다. 졸업식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았던 A씨가 실종되자 웨이보에는 A씨 가족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중국 누리꾼들도 A씨의 행방과 안전 여부를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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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경찰서로 호송되는 경산 중국인 유학생 살해 피의자 . 연합뉴스
피의자의 정체가 알려지기 전에는 한국의 치안을 우려하는 반응도 나왔다. “여성이 혼자 한국에서 생활하다 범죄에 노출된 것 아니냐”는 취지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피의자의 국적과 A씨와의 관계에도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피의자가 A씨와 같은 중국 국적의 시간강사 정모(31)씨로 밝혀지면서 현지의 반응은 충격과 분노로 번졌다. 피해자와 같은 대학에서 강의했던 것으로 알려지자 “타국에서 동포를 상대로 어떻게 이런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느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일부 중국 매체가 정씨의 국적을 ‘한국인’이라고 잘못 보도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특히 A씨의 실종을 경찰에 신고한 사람이 정씨였다는 사실도 충격을 키웠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범행 이후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허위 실종 신고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 데려와 사형해야”…피의자 ‘신상털이’까지
‘한국 경산 중국인 살해사건’ 게시글에 댓글이 달린 모습. 한 중국 누리꾼이 “범인이 한국 교도소에서 형기를 다 마쳐도 중국으로 송환돼 다시 중국에서 형을 집행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SNS 캡처
정씨의 범행 수법이 알려지면서 중국 온라인에서는 엄벌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거세졌다.
한국이 1997년 이후 사형을 집행하지 않은 사실상의 사형폐지국이라는 점이 알려지자 웨이보 등에서는 “한국은 30년 가까이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으니 중국으로 송환해 재판해야 한다”, “중국법에 따라 사형에 처해야 한다”, “한국에서 재판하면 사형을 피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반응이 잇따랐다. 중국은 현재 사형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집행 건수는 국가기밀로 분류해 공개하지 않는다.
한국 경찰이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결정하기도 전에 중국 온라인에서는 정씨의 개인정보도 퍼지고 있다. 경찰은 피의자를 정씨로만 공개했지만 중국 SNS에는 실명과 얼굴 사진을 비롯해 출신 지역과 대학·병원 근무 이력 등이 공유됐다. 다만 이 같은 주장은 현재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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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산 중국인 살해사건’ 게시글에 중국 누리꾼들이 “인간성이 추악하다”, “반드시 사형을 선고해야 한다”는 취지의 댓글을 단 모습. SNS 캡처
중국 누리꾼들의 반응이 엄벌 요구에만 집중된 것은 아니다. 관련 기사와 SNS에는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애도와 함께 “왜 중국을 두고 굳이 한국에 가서 공부했나”, “외국에 나가면 항상 안전에 주의해야 한다”, “한국 제주도에서도 사건이 발생했다고 들었는데 불안하다” 등 해외 체류 안전을 걱정하는 반응도 나왔다.
환구시보 역시 최근 몇 년간 해외에서 발생한 중국인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국가 간 안보와 자국민 안전망 강화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총영사관은 한국 경찰에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와 피의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구했다. 유가족에게 필요한 영사 조력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온라인에서 제기되는 송환 요구와 별개로 현재 사건은 한국 사법절차에 따라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범죄인인도조약을 체결하고 있지만 중국이 외교 경로를 통해 정식 요청해야 인도 절차가 시작된다. 범죄의 전부 또는 일부가 한국에서 발생한 경우 한국이 인도 요청을 거절할 수도 있다.
여장해 피해자 행세까지…경찰, 시신 수습 계속
정씨는 지난 20일 새벽 경북 경산시 하양읍 자신의 주거지에서 A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여러 장소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범행 후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A씨의 실종을 허위 신고한 데 이어 A씨의 옷을 입고 여장한 채 택시를 타고 동대구역까지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A씨의 휴대전화 전원을 끈 혐의도 받는다.
경북 경산경찰서는 28일 정씨의 진술과 폐쇄회로(CC)TV, 차량 블랙박스 등을 토대로 경기도 군포와 경북 경주 안강·불국사 일대 등에서 훼손된 시신을 찾고 있다. A씨의 휴대전화는 정씨가 버린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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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중국인 여성 유학생을 살해한 혐의(살인 등)를 받는 A 씨가 27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대구지방법원에 도착하고 있다. 뉴스1
정씨는 경찰의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를 거부했다. 경찰은 지난 27일 프로파일러 2명을 투입해 검사를 진행하려 했지만 당초 동의했던 정씨가 입장을 바꾼 것으로 파악했다. 같은 날 정씨는 변호인도 선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씨의 휴대전화 등 압수물을 포렌식해 두 사람의 관계와 범행 전후 상황, 추가 범행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범죄의 잔인성 등을 고려해 정씨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결정할 위원회도 다음 주 개최를 목표로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28일 한국에 입국할 예정인 A씨 유족에게는 상담 등 피해자 가족 지원을 제공할 방침이다. 경찰은 시신을 최대한 수습한 뒤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 원인과 시점을 규명하고 정씨에게 사체 훼손·시신 유기 등 추가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도 검토할 예정이다.
칭다오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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