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고래는 사기극'... 조선과 동아의 정반대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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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도 '사기극' 아니라는 '대왕고래', 정치는 손 떼야"
VS
"'금세기 최대 심해 유전' 확률은 0.000218%… '대왕고래' 사기극"
한쪽은 사기극이 아니라고 다른 한쪽은 사기극이 맞다고 한다. 각자 다른 자료를 보고 얘기하는 게 아니다. 지난 16일 감사원이 윤석열 정부의 이른바 '대왕고래 프로젝트' 감사 결과에 대해 발표한 동일 자료에 관한 상반된 평가다.
전자는 17일 자 <조선일보> 사설의 제목, 후자는 같은날 <동아일보> 사설의 제목이다. '조중동'이라 불리는 대한민국 보수 언론의 간판이지만 <조선일보> 사설은 "'대사기극' 프레임이 틀렸다"며 더불어민주당을 나무란 반면, <동아일보> 사설은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윤 정부를 힐난했다.
과연 누구의 분석이 더 진실에 가까울까. 분석에 앞서 각자 주장하는 바부터 살펴보자.
[조선] "절차적 하자는 있었으나 전문업체에 맡긴 사업... 민주당 '사기극' 프레임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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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사설은 감사원 발표를 두고 "전문가 검증 결과, 컨설팅 업체인 액트지오의 평가 방법론은 업계 표준에 부합하며 업체 대표 역시 이 분야 전문가임이 확인됐다"라며 "업체 선정 과정에 절차적 하자는 있었으나 경쟁사와 제시 가격이 동일해 특혜를 준 것은 아니란 게 감사원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 <조선일보>
<조선일보> 사설은 감사원 발표를 두고 "전문가 검증 결과, 컨설팅 업체인 액트지오의 평가 방법론은 업계 표준에 부합하며 업체 대표 역시 이 분야 전문가임이 확인됐다"라며 "업체 선정 과정에 절차적 하자는 있었으나 경쟁사와 제시 가격이 동일해 특혜를 준 것은 아니란 게 감사원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심해 자원 탐사의 통상 성공 확률이 20%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사업 역시 업계 관행에 따른 시도"라면서 "애초 민주당과 일부 환경단체들이 제기한 '대사기극' 프레임이 틀렸다는 것을 감사원이 확인해준 셈"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자원 탐사를 정치 이벤트로 전락시킨 1차 책임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조급함과 과욕에 있었다"라면서 "정치적 고려가 화를 자초한 것"이라고 윤석열을 비판하면서도 "민주당 등 당시 야권과 일부 환경단체는 '십중팔구 실패할 사업' '왕 사기꾼의 미몽'이라고 비난하며 '사기극'으로 몰았다"라고 민주당을 향해서도 자원 개발 사업을 정쟁으로 몰아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자원 개발은 늘 정치가 망치곤 했다"라면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자원 개발 실무자들을 검찰과 감사원으로 불러내는 나라에서 도대체 어떤 전문가가 자원 확보에 나서겠는가"라고 자원 개발 사업에 정치권은 손을 떼라고 주문했다.
[동아] "윤 정부, 정치적 목적 위해 '대왕고래' 악용... 대국민 사기극 비판 받아도 할 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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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는 "당초 산업통상자원부는 시추 성공 확률이 낮아 불확실하니 대외 홍보를 자제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이를 묵살하고 오히려 대국민 발표를 서둘렀다"라면서 "모두 성공할 실제 확률은 고작 0.000218%인 것으로 감사원은 추정했다. 46만분의 1 정도의 가능성을 두고 마치 당장 되는 것처럼 포장해 국민 앞에 내놓은 셈"이라고 비판했다.
ⓒ <동아일보>
이처럼 <조선일보>는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전문성 있는 업체가 진행하였고, 업계 관행에 따른 자원 개발 시도'임을 강조한 것과 달리 <동아일보> 사설은 "극히 낮은 확률을 '매우 유망'한 것처럼 부풀리고 대통령 임기 내에 성과를 내기 위해 무리하게 서둘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라고 보았다.
<동아일보>는 "당초 산업통상자원부는 시추 성공 확률이 낮아 불확실하니 대외 홍보를 자제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이를 묵살하고 오히려 대국민 발표를 서둘렀다"라면서 "모두 성공할 실제 확률은 고작 0.000218%인 것으로 감사원은 추정했다. 46만분의 1 정도의 가능성을 두고 마치 당장 되는 것처럼 포장해 국민 앞에 내놓은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산업부 장관이 난색을 표하며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보고하자 윤 전 대통령은 '정무적 판단은 내가 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질책하고 일정을 뜯어고치게 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 내용을 인용하면서 "윤 정부의 '대왕고래'는 철저히 과학과 경제성의 영역이어야 할 프로젝트를 정치적 목적을 위해 무리하게 악용했다"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사업 추진 과정에서 1200억 원이 넘는 혈세가 낭비된 것도 모자라 책임자들의 성과급 잔치까지 벌어졌다"라면서 "이쯤 되면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라고 일갈하며 글을 끝맺었다.
감사원 발표 살펴보니... 7개 유망구조 모두 탐사 성공하는 '46만 분의 1' 확률 강조한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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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다가 감사원은 이 시추도 안 된 탐사자원량조차도 "7개 유망구조 모두 탐사에 성공하여 최대의 탐사자원량을 갖는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값"임을 밝혀냈다. 즉, 7.1%에서 21.2%에 이르는 각기 다른 지질학적 성공확률을 지닌 일곱개의 유망구조가 모두 탐사에 성공해야만 최대 140억 배럴의 탐사자원량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유망구조 7개 모두가 성공할 확률은 <동아일보>가 옮긴 것과 같이 0.000218%, 46만 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 감사원
그렇다면 이 정반대의 논평 중 누가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더 진실하게 전하고 있을까. 정답부터 얘기하자면 <동아일보>다.
감사원은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일임한 컨설팅 업체 액트지오를 선정하는 데 있어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등 관련 규정을 위반한 사실은 있으나 해당 업체가 비전문적이라거나, 특혜를 줬다고 보진 않았다. 여기까진 <조선일보>가 언급한 대로다.
문제는 윤석열의 2024년 6월 3일 자 대국민 국정브리핑이었다. 안덕근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최소 35억 배럴,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 부존 가능성이 있으나 실제 부존 여부 확인을 위해선 5,761억 원의 비용이 드는 탐사 시추가 필요하다"고 보고한 게 국정브리핑 전날인 2024년 6월 2일이었다.
해당 보고를 받은 윤석열은 다음 날 국정브리핑에서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고, 유수 연구기관과 전문가들 검증도 거쳤다", "심해 광구로는 금세기 최대 석유 개발 사업으로 평가받는 남미 가이아나 광구의 110억 배럴보다 더 많은 탐사자원량이라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애초 산업부는 자원량을 공개하는 대신 유망성을 표현할 다른 대안을 대통령실에 전달했으나, 이를 무시한 것이다. 또한 감사원은 '최대 140억 배럴'이라는 수치에 대해 아직 시추도 이뤄지지 않았고, 상업적 경제성도 담보되지 않은 '탐사자원량'이라면서 윤석열이 비교한 가이아나 광구의 '110억 배럴'은 시추를 통해 발견되어 상업적 회수가 가능한 '매장량' 및 '발견잠재자원량'으로 탐사자원과의 비교가 부적절함을 지적했다.
게다가 감사원은 이 시추도 안 된 탐사자원량조차도 "7개 유망구조 모두 탐사에 성공하여 최대의 탐사자원량을 갖는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값"임을 밝혀냈다. 즉, 7.1%에서 21.2%에 이르는 각기 다른 지질학적 성공 확률을 지닌 일곱개의 유망구조가 모두 탐사에 성공해야만 최대 140억 배럴의 탐사자원량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유망구조 7개 모두가 성공할 확률은 <동아일보>가 옮긴 것과 같이 0.000218%, 46만 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국내 석유·가스 자원 탐사 및 개발 관련 6개 학회가 참여한 동해 심해개발 기술자문위원회 또한 2024년 9월 13일 기술자문의견서에서 "탐사 자원량 산정을 위한 입력자료의 불확실성이 매우 크므로 가능한 한 보수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허황된 장밋빛 미래만 설파한 윤석열의 대왕고래 프로젝트, 이게 '대국민 사기극' 아니고 또 뭔가
이와 같이 감사원 발표 자료를 살펴보면 감사원은 윤석열 정부의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46만 분의 1이라는 아주 낙관적인 전망, 그것도 시추조차 진행하지 않아 불확실성이 매우 큰 수치를 최대 수치라고 발표했다.
이는 전적으로 산업부나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한 윤석열 개인의 독단이었고, 윤 정부의 인사들은 이러한 개인의 독단을 전혀 막지 못했다. 결국 허황된 장밋빛 미래가 국민에게 전달되는 일이 벌어졌다.
그렇다면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동아일보>의 표현만큼 적절한 것이 따로 있을까 싶다. <조선일보>는 이런 내용은 사설에서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그저 민주당의 사기극 프레임을 운운하지만 그것이야말로 윤 정부의 잘못을 감추고 이를 일방적인 정쟁으로 왜곡하기 위한 프레임이 아닐까.
칭다오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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