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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경제' 무너진 틈에 캄보디아 '산업'이 된 범죄

2006년 중국과 경제특구 조성 중 카지노·범죄조직 등 건너와 온라인 사기에 각국 조직 진출 캄보디아 정부, 단속 요구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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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캄보디아 내 범죄조직에 의한 한국인 납치·감금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14일 서울 중구 주한 캄보디아 대사관이 있는 건물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한국인 대상 납치·인신매매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캄보디아는 수년째 전 세계 온라인 사기 범죄의 허브로 자리매김한 곳이다. 중국계 범죄조직이 운영하는 사기 범죄 전문단지 ‘웬치(단지)’가 캄보디아에 수백 곳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일본·베트남 등 제3국의 범죄조직까지 몰려들어 거대한 산업 사슬을 형성하고 있다.


휴대전화 보급과 거의 동시에 시작된 보이스피싱 범죄 근거지는 동유럽, 서아프리카 등 전 세계 곳곳에 있다. 하지만 중국계 범죄조직이 캄보디아에서 구축한 범죄 방식은 독특하다. 대규모 산업단지를 만들고 그 안에서 강제노동을 동원한 기업형 범죄가 이뤄진다는 점이다.


발단은 중국과 캄보디아 정부가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구상)의 하나로 2006년부터 공동 조성한 시아누크빌 경제특구다. 2017년부터 중국 카지노 자본이 시아누크빌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가 시진핑 정권 2기인 2018년 대대적으로 반부패 운동을 벌이면서 자국 카지노 자본을 단속하자 중국 범죄조직들이 캄보디아로 건너갔다.


중국계 카지노 자본과 범죄조직은 시아누크빌의 카지노와 중국 현지를 연결한 온라인 도박 서비스로 큰돈을 벌었다. 이들이 거둔 이익은 시아누크빌 내 신규 호텔과 카지노 건설 등 부동산에 재투자됐다. 중국은 자국에 도박 범죄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캄보디아 정부에 단속과 관련자 송환을 요구했으나 소용없었다.


캄보디아에서는 식민지배와 권위주의 정권을 거치며 소수 엘리트 가문이 산림 벌채권 등을 몇몇 외국 기업에 주고 결탁하는 구조가 형성됐는데 카지노 사업도 이 병폐를 답습했다. 캄보디아 경제는 카지노 성업 등에 힘입어 2013년 이후 코로나19 대유행 직전인 2019년까지 연평균 7.3% 성장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중국인의 해외 이동이 제한되면서 캄보디아 카지노 경제는 타격을 받았다. 범죄조직들이 대안으로 고른 것이 스캠(사기) 범죄다. 온라인 도박을 위해 구축해 둔 컴퓨터 장비와 인터넷 인프라는 스캠에 활용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중국인의 이동이 자유롭지 않으니 스캠 도박을 실행할 이들로 대만인을 유인했다. 한국의 조폭, 일본의 야쿠자·한구레와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 시절 범죄와의 전쟁으로 입지가 좁아진 필리핀 범죄조직들이 이 사업 모델을 보고 합세했다. 각국 범죄조직들이 경쟁하는 과정에서 납치, 강제노동, 인신매매 등의 양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범죄조직이 웬치를 운영하는 방식이 중국식 기숙학교나 대규모 공장의 인력 관리와 유사하다고 지적한다. 대규모 공장 기숙사는 한국과 일본에도 있다. 동아시아 자본주의 발달 과정에서 나타난 억압적 노동관리 방식이 범죄에도 이식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캄보디아에 강력한 범죄 단속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캄보디아에 자국 수사기관이 활동할 특별 권한까지 요구하지만 캄보디아 당국은 주권 문제라며 거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범죄 단속 이상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사무국장은 “범죄조직의 배후에는 (중국만이 아닌) 각국 정부의 부패 사슬이 있다”며 “이들 지역에 시민사회의 공간이 열리고 법치가 작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외에는 근본적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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